

“여어- 죠스케.”
“여어-. 오쿠야스.”
어느 때나 있는. 그런 평범한 하루다. 친구를 만나 인사하고. 우스운 일이 있다면 함께 웃으면서 등교를 하고. 그런 식의 하루는 누구에게나 다 있는 하루 인 것 이다.
다만, 언제나 예상 불가능한 일들은 많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이런 일. 갑자기 좋아하는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던가.
“하? 그 녀석이 학교에 보이지 않는다고?”
“응. 학교 잘 빠지거나 그런 애는 아닐 텐데.”
“음-……. 뭐, 집에 있겠지. 아프다거나 그런 건 아닐 것 아니야.”
“그렇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무언가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인지 수업이 빨리 끝나길 바랐다. 그만큼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빌어본 적은 이때가 처음이지 않았나 싶었다. 그런데 문득. 수업이 빨리 끝나 그 녀석의 집으로 간다고 해도 그 녀석은 집에 있을 까? 만약 집에 없다면? 무작정 집으로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우선, 루트를 정해야 하는 걸까. 그 녀석이 갈 만 한 곳은 어디일까. 토니오씨의 가게? 아니면 나랑 등교하면서 맨 날 보이는 그 아이스크림 가게? 아니면 학교 옥상? 일단 학교 옥상으로 가 볼까 한다. 그래. 일단 루트는 정해졌다. 학교 옥상으로 가 보았다가 아이스크림 가게로 갔다가 토니오씨의 가게로. 그리고 그 녀석의 집으로. 그래. 그렇게 정하기로 했다.
“시간아 얼른 지나가라-…….”
“히가시카타.”
“네!”
“내 수업이 그렇게 지루한가?”
“아, 아님다!”
난데없이 걸려버린 바람에 어색하게 웃고 말았다. 잠시 집중하다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디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 도리는 없다. 하지만 가는 곳이 많았기에 예상가는 곳 따라가면 어느 순간 그 녀석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친구’라는 감정 아래에서 생각하면 그냥 단순하게 집이겠지 하겠지만. 나는 이미 ‘친구’ 라는 감정은 아래가 아닌 위라는 개념인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아니 쉽게 생각할 것도 없이 이미 단순하게 정해져있다. 좋아하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너무나도. 어처구니없게 말이다. 그렇지만 그 어처구니없는 이 감정이라도 나름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감정을 아직 남겨놔야 한다. 지금은 없어진 그 녀석을 걱정해야한다.
*
수업이 겨우 끝나서야 나는 오쿠야스. 그 녀석을 찾으러 갈 수 있었다. 하지만 토니오씨 가게에도 없었고 자주 보이던 아이스크림 가게에도 없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녀석의 형이 있는 묘에도 가보았지만 없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안 가본 곳이 있던가 하며 곰곰이 생각하다가 문득 학교 옥상은 가보지 않은 것에 다시 학교로 달려갔다.
학교로 돌아갔을 때야 나는 헛걸음 했다는 것을 알았다. 허공을 쳐다보는 오쿠야스를 보았다. 뭐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앞서자 나는 살며시 다가갔다. 내 발걸음을 알아챘는지 녀석은 호탕하게 웃으며 ‘왔냐?’라는 표정으로 나를 반겼다. 너무 편안하게 있는 녀석을 보고는 나는 심각함이 그대로 사그라졌다. 그러고는 나는 그 녀석 옆에 살짝 앉았다.
“뭐하냐.”
“하늘 보고 있었지.”
“그렇게 가까이 보고 있으면 눈 버린다.”
“괜찮아-.”
호탕하게 웃어버린 너의 행동이 미우나 좋아져 그냥 장난스럽게 어깨를 툭하고 쳤다. 그렇게 서로를 장난치다가 멍하게 똑같이 하늘을 보았다. 점점 노을이 져간다. 하늘 위로는 연보라색 빛이 메워져 간다. 그리고 해는 주황빛과 노란빛, 그리고 약간 빨간빛이 이루어져 가면서 하루의 끝을 맺었다. 이 노을을 보며 너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물어보고 싶어졌다.
“어이 오쿠-”
“어릴 때.”
“어?”
“어릴 때 가끔 이렇게 노을 지는 모습을 쳐다보곤 했어. 그래서인지 공부 지지리 싫어하는 나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보이는 노을 모습을 쳐다보고 적었는데 전부 빨갛다. 이런 내용 밖에 없더라.”
“그럼 지금은?”
“지금도 빨개. 역시 해라서 그런가.”
아무 변화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너는 거기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
“다만, 살짝 달라진 건 있는데.”
“응?”
“지금 누가 있다는 것?”
“… ….”
“어이 죠스케. 너 얼굴이.”
“시, 시끄러!”
순간적으로 얼굴이 뜨겁게 올라오는 느낌을 느꼈다. 저 녀석은 아무 생각 없이 내뱉다가 나를 당황시킨다. 그러면서 나 혼자 난리인 것이다. 그러다 키득거리는 소리에 노려봤다. 한숨 쉬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가자. 너네 아버지 걱정할 꺼 아냐.”
“어차피 사진만 보고 있을텐데.”
“그래도 가는 게 낫잖아. 어서 가자. 문 닫히면 담 넘어야 한다고.”
그렇게 내 손을 잡은 오쿠야스는 키득 거리다가 옥상 문을 열고는 나왔다. 사실상 옥상 문이 닫혀 내려오는 시간이 걸린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내려오기는 잘 내려왔다.
“아. 어이 너 오늘 결국 하루종일 어디 있었던거야?”
“아. 집에 있다가 이제 학교 갔는데 이미 수업은 끝났길래 그냥 옥상으로 갔지.”
대체 뭐하고 잤길래 수업이 끝날 때까지 잔거야. 라는 생각으로 노려보다 결국 무슨 일이 있었던건 아니라 순간적으로 안심하고 말았다.
“다행이네.”
“뭐야. 걱정한거냐?”
“당연한 소리 좀 하지말라고.”
라며 어깨를 치며 놀다가 그렇게 헤어졌다. 그러고 방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다 나는 혼잣말로 ‘내일부터 내가 깨우러 가야지 원.’ 라는 말로 중얼거렸다. 그러다 침대에 일어나 창문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가깝다고 해도 불까지 다 보일 까라는 생각에 멋쩍게 웃었다.
“오늘도 그 녀석 늦게 잘려나. 아무튼 내가 깨우던가 해야지.”
“죠스케-”
“ㄴ, 네!”
“밥 먹게 내려와-”
교복 아직 안 벗었는데. 서둘러 벗고는 나는 방문을 닫으려다 알람시계를 보았다.
“자기 전에 알람 맞추고 자야지.”
그렇게 말이다.